정상적인 심박수는 1분에 60~100회다. 운동이나 스트레스로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으나, 특별한 이유 없이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변한다면 부정맥이 원인일 수 있다. 부정맥은 심장박동과 관련된 모든 질환을 통칭하는 용어로, 느리거나 빨라지는 등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말한다.
부정맥은 종류가 다양하며, 일부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강릉아산병원 심장내과 우영민 교수는 "대부분의 부정맥은 급사를 유발하지 않지만, 심실성 부정맥에 다른 심장병이 동반되면 급사 위험이 높다"며,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증상이나 치료 방법이 다르고 예후에도 차이가 나므로, 본인이 어떤 부정맥인지 확실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예후 천차만별인 부정맥,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심장은 전기신호에 의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전신으로 피를 보낸다.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면서 부정맥이 발생한다.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판막질환, 심부전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며, 노화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부정맥은 크게 서맥성과 빈맥성으로 나뉜다. 정상 박동수보다 낮으면 '서맥성 부정맥', 높으면 '빈맥성 부정맥'이다. 빈맥성 부정맥의 경우 운동 또는 긴장 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지만, 안정 시에도 맥박이 빠르다면 정확한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
급사를 유발하는 위험한 부정맥도 있다. 우영민 교수는 "다양한 부정맥 질환 중 심실성 부정맥(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은 급사를 유발하는 위험한 부정맥"이라고 말한다. 다만, 부정맥이라고 해서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전한다. "대부분의 부정맥은 급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며, 급사 고위험 환자는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심근증 등 다른 심장병이 함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즉, 모든 부정맥 환자에서 급사 위험이 있는 것이 아닌 심실성 부정맥에 다른 심장병이 동반될 때 급사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흔치 않지만, 급사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으므로 부정맥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빠르게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부정맥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안정 시에도 가슴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숨이 차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중간중간 맥박이 빠지는 느낌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 등이 있다.
아울러, 우영민 교수는 "근래 몸이 붓고 체중이 증가하면서 똑바로 누워서 자기 힘든 증상이 있다면, 부정맥으로 인해 심장 기능이 저하된 것일 수도 있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지나치기 쉬운 부정맥, 치료 시기 놓치지 말아야
부정맥은 증상이 없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스스로 발견하거나 정기검진 등으로 예측하기 어렵다. 우영민 교수는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부정맥은 심전도로 쉽게 진단되지만, 부정맥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검사 시 정상 소견을 보일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증상이 지속되면 이전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보였더라도 다시 심전도를 찍어보는 것이 권장된다. 지속시간이 짧아 재검사에서도 부정맥이 발견되지 않으면 '홀터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는 하루, 이틀 또는 1~2주 동안 검사 기계를 몸에 부착하여 심전도를 기록하는 검사법이다. 경우에 따라 '루프 레코더'라는 작은 기계를 심장 쪽 피부밑에 이식하는 검사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 우영민 교수는 이어 치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우 교수는 "증상이 있어도 막연한 불안감에 의해 병원을 내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부정맥으로 진단 시, 서맥성 부정맥은 인공심박동기 또는 이식형 제세동기 삽입술이 시행된다. 맥박이 빠르거나 불규칙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우선 시행하며, 효과가 없으면 전극도자 절제술, 심율동전환술 같은 시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심방세동과 같은 빈맥성 부정맥 환자는 과식, 스트레스, 과음, 과로 등에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 = 우영민 교수 (강릉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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